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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촉매제, 커피 테이블 북(Coffee Table Book) 본문
어느 날 로에베(LOEWE)의 현 디렉터인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의 인스타그램을 보다가 그의 팬이 남긴 댓글에서 'coffee table book'이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 사실 보자마자 직관적으로 쓰여 무슨 뜻인지 예상이 갔지만 의미와 유래를 찾아보고 싶어졌다. 무엇이든 탄생에는 이유와 역사가 있는 법. 키진의 에디터가 찾아보았다.
커피 테이블북(coffee table book)?
'칵테일 테이블 북'으로도 알려진 커피 테이블 북은 대형의 보통 하드커버 책으로, 손님을 접대하고 대화를 불러일으키거나 시간을 보내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공간에 사용하기 위한 테이블에 전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형식은 주로 논픽션과 그림(포토북)이며 주로 아트, 건축, 디자인, 패션, 리빙, 여행 등의 주제로 이루어져 있다. 페이지는 주로 긴 산문과는 반대로 캡션과 작은 텍스트 블록을 동반한 사진과 삽화로 구성되어 있어 일반 책과는 달리 텍스트가 이미지의 보조 역할을 한다. 커피 테이블북은 가볍게 읽기 위해 책을 집어들 수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내부 분석은 종종 주제에 관한 다른 책들보다 더 기본적이고 전문 용어가 적다. 이 때문에, '커피 테이블 책'이라는 용어는 주제에 대한 피상적인 접근을 나타내기 위해 경멸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항상 세련된 취향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부유한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은 조각, 삽화 및 여행 내러티브로 가득 찬 대형 책으로 커피 테이블을 장식하기 시작했다. 이 책들은 개인적인 소비를 위한 것이 아니라 지식과 세련미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었다.
커피 테이블 북의 변화
커피 테이블 북의 기원은 1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철학자 미셸 드 몽테뉴(Michel de Montaigne)는 책이 장식용으로 가정에 진열되던 사례를 언급했지만, 오늘날 우리가 아는 커피 테이블 북과는 차이가 있다. 커피 테이블 자체가 19세기에야 등장했기 때문에 이 당시 책은 주로 서재나 응접실에 두는 장식물로 활용되었다.
현대적인 의미의 커피 테이블 북은 20세기 중반에 본격적으로 자리 잡았다. 1950~60년대부터 '커피 테이블 북'이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책은 가정의 인테리어 요소로 자리 잡아 시각적 아름다움과 문화적 가치를 결합한 아이템으로 발전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 테이블북은?
본디 커피 테이블 북은 텍스트보단 이미지가 주로 되어 있어서 가볍게 읽을 수는 있지만 커피 테이블 북을 펴낼 때 담긴 크리에이터들의 작품 세계와 가치관도 함께 담겨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값이 많이 나가는 커피 테이블 북도 있다. 물론 모든 크리에이터들의 가치관과 작품 세계와 값은 비례하지도 않을뿐더러 값으로만 그 가치를 매길 수도 없지만 말이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 테이블 북이 있다. 커피 테이블 위가 아니라 박물관에 소장되어야 할 것 같은 커피 테이블 북 2권을 소개한다.
1. 《더 오피셜 페라리 오푸스(The Official Ferrari Opus)》
이 책은 2011년에 출시한 페라리의 역사와 유산을 다룬 특별한 컬렉션이다. 그중 가장 희귀한 '엔초 디아만테(Enzo Diamante) 에디션'은 30 캐롯의 다이아몬드로 커버가 장식이 되어 있고 국가당 한 부로만 제한했다. 가격은 27만 5천 달러(한화 약 3억 6천만 원)에 달한다. 이 에디션은 페라리 팬들과 수집가들 사이에서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닌다.
이탈리아 슈퍼카 제조업체에 따르면, 《더 오피셜 페라리 오푸스(The Official Ferrari Opus)》는 페라리가 생산한 것 중 가장 화려하고 가장 가치 있는 역사적 참고 자료다. 200,000 단어와 2000개 이상의 이미지가 포함된 852페이지, 무게는 37kg이며 이전에 출판된 적이 없는 기록, 이야기 및 인터뷰를 포함한다.
2. 《미켈란젤로: 라 도타 마노(Michelangelo: La Dotta Mano)》
이 책은 미켈란젤로의 예술 작품을 다루며, 커버는 장인이 조각한 대리석으로 제작되었다. 이 책의 가격은 약 10만 유로(한화 약 1억 6천만 원)로 장인 정신과 희소성을 담아서 많은 미술 애호가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99권 한정 출판을 하는데 주문부터 제작까지 6개월이 걸린다. 조각가 6명이 책 무게를 고려해 대리석 겉표지를 가능한 한 얇게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그래도 무게가 24kg에 이른다.
가장 오래된 커피 테이블북
1950~60년대부터 가정의 인테리어 요소로 자리 잡아 시각적 아름다움과 문화적 가치를 결합한 아이템으로 발전한 커피 테이블 북 중 현대의 대표적인 초기 사례로는 The Family of Man (1955)과 This is the American Earth가 있다.
커피 테이블북의 미래
수집품으로서의 역할을 넘어서, 어떤 사람들은 커피 테이블북을 투자로 보기도 한다. 책에 투자한다는 생각은 눈살을 찌푸릴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책은 수년에 걸쳐 가치가 크게 높아졌고, 커피 테이블북도 예외는 아니다.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있는 커피 테이블 북을 주목한다. 한정판, 유명 예술가나 사진작가와 관련된 책, 그리고 상징적인 이미지를 특징으로 하는 책이 특히 매력적이다. 이 책들은 그 내용 때문에 소중히 여겨지고 동시에 금융 자산으로 인식된다.
예를 들어, 세바스티앙 살가도의 한정판 '제네시스' 책은 그의 놀라운 자연과 인류 사진을 담고 있으며, 수천 달러에 팔렸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가치는 급증했고, 일부 사본은 2차 시장에서 수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특히 수요가 많은 커피 테이블북 에디션의 경우 상당한 재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그들은 예술적, 문화적 가치를 지닌 유형 자산을 추가한다. 그러나 투자 경고에 따라, 커피 테이블북 투자 시장은 틈새시장과 변동성이 있을 수 있다. 특정 책의 가치가 크게 상승하는 데는 몇 년이 걸릴 수 있으며, 따라서 장기 투자가 될 수 있다.
커피 테이블북은 일반 책 보다 글이 적고 일러스트나 사진이 더 많아 가볍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끌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당신이 누군가의 집에 손님이든 사무실 로비에서 기다리든, 이 책들은 대화의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 커피테이블북은 세대를 연결하고, 낯선 사람들을 연결하며, 모여서 참여할 수 있는 가시적인 이유를 제공한다. 커피 테이블 북의 목적은 단지 과시용일 수도, 인테리어용일 수도, 소장이나 수집 목적일 수도 있지만 커피 테이블북에 대한 자신의 가치관만 확고하면 얼마든지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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