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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이라는 이름 아래 재활용이 가능한 샤넬의 아이스패널 아이스링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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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이라는 이름 아래 재활용이 가능한 샤넬의 아이스패널 아이스링크?

keyzine I 키진 2024. 11. 18. 23:52

 

ⓒ CHANEL

 

잠실 롯데월드타워 아레나 광장에서 열리는 '샤넬 윈터 테일 홀리데이 아이스링크(CHANEL WINTER TALE HOLIDAY ICE RINK)'

 

잠실 롯데백화점은 샤넬과 함께 올 겨울 가장 럭셔리한 아이스링크를 오는 21일 (목)에 선보이기 시작해 내년 1월 12일까지 선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말 잠실 롯데백화점에서 샤넬 시그니처 '넘버 5' 100주년을 맞아 진행되어 인증샷 명소로 큰 관심과 사랑을 받은 이후 3년 만에 다시 돌아와 이번 아이스링크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다. 다양한 포토존을 조성해 올 겨울을 대표하는 인증샷 명소에 도전하는 샤넬 윈터 테일 홀리데이 아이스링크는 전반적으로 샤넬을 상징하는 골드와 화이트 컬러를 적극 활용해 럭셔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리고 아이스링크 중앙은 이번에 새롭게 출시한 홀리데이 리미티드 에디션 제품들로 장식하고 그 주변에는 '포레스트 빌리지'를 조성해, 마치 겨울 숲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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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CHANEL WINTER TAIL HOLIDAY GIFT ⓒ CHANEL

 

 

샤넬이 롯데월드타워에 아이스링크를 오픈한 이유?

 

ⓒ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 샤넬 뷰티 바이어의 말에 따르면 "샤넬 글로벌이 롯데월드타워에 아이스링크를 오픈한 이유는 잠실 일대가 샤넬 브랜드에게 상징적인 공간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에비뉴엘을 포함한 롯데백화점 잠실점과 롯데월드타워 등 모든 쇼핑 단지에 샤넬 뷰티 스토어가 입점돼 있다"라고 전했다. 

 

 

국내 최초 인공 아이스 패널로 만든 아이스링크장과 이용객들의 엇갈리는 반응

 

샤넬 아이스링크는 실제 얼음 대신 친환경 요소가 더해진 인공 아이스 패널을 국내 처음 시도한 사례라고 밝혔다. 아이스링크장을 운영할 때 얼음을 얼리기 위한 냉방시설을 계속 가동해야 해서 전기 사용량이 많고 이산화탄소도 많이 발생하지만 친환경 아이스패널은 재활용이 가능하고 날씨 영향을 받지 않아 원하는 날짜에 아이스링크를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는 것이다. 

 

다만 2021년 인공 아이스패널을 최초로 사용한 아이스링크장에 대해 이용객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기존 얼음으로 만든 아이스링크장과는 달리 100% 재활용이 가능한 고분자 합성 플라스틱 소재에 윤활제를 발라 인공적으로 미끄럽게 만들었기 때문에 '진짜 얼음이 아니라 춥지 않아 좋다'라는 긍정적인 반응이 있는 반면 '인공적으로 미끄럽게 만든 것이기 때문에 스케이트가 앞으로 잘 안 나가고 아이스링크 느낌이 나지 않는다'는 부정적 반응이 나왔었다. 스케이트 날이 바닥 표면에 닿았을 때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가는 것이 아닌 바닥이 그대로 스케이트 날을 튕겨낸다고 한다. 벽을 손잡이 삼아 스케이트를 타는 다른 이용객들 역시 많았다는 주장이다. 

 

 

진짜 '친환경'을 위한 아이스 패널일까?

 

진짜 '친환경'이라는 말에 부합하는 것인지 계속 강조하는 '친환경'이라는 단어에 주목해서 한번 비틀어보자. 

샤넬이 친환경 아이스링크장을 조성한다는 것은 럭셔리 브랜드로서 지속 가능성과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려는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분자 합성 플라스틱 소재의 100% 재활용 가능 여부가 실질적으로 얼마나 환경에 기여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재활용하고 행사가 끝난 후에는 어떻게 사후 처리까지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식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함으로써 신뢰를 쌓아야 하며 혹은 단순히 이미지 메이킹은 아닌지에 대한 평가가 절실히 필요하다. 많은 브랜드들은 '친환경'이라는 말을 먼저 앞세움으로써 실제 환경적 효과보다 브랜드 홍보에 초점을 두는 '그린워싱(Greenwashing)'의 위험성을 간과한다. 그래서 오히려 요즘에는 '100% 친환경은 없다'라고 솔직하게 말해주는 브랜드들이 더 신뢰를 얻고 호감을 사기도 한다. 

 

많은 인공 아이스 패널은 폴리에틸렌(PE, Polyethylene) 또는 특수 합성소재로 만들어지며, 내구성이 뛰어나 반복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폴리에틸렌(PE, Polyethylene)은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열가소성 플라스틱으로, 재활용과 재사용이 가능하지만 환경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여러 요인이 있다. 

 

1. 물리적 성질 저하 

  • 반복적인 사용 및 열 가공 시에는 폴리에틸렌의 강도와 유연성이 감소할 수 있다. 
  • 그렇게 해서 품질이 낮아지는 경우, 고성능 요구 제품으로는 재사용이 어렵다. 재활용된 폴리에틸렌은 원래 제품보다 강도나 투명도가 떨어질 수 있어, 저품질 제품으로만 활용되는 다운사이클링이 주로 발생하며 이는 재활용된 플라스틱의 활용도를 제한한다. 

 

2. 잔류 화학물질 

  • 폴리에틸렌 제품에 사용된 첨가제(예를 들어 가소제, 안정제 등)가 환경으로 누출될 가능성이 있다. 
  • 반복 사용 과정에서 화학적 분해로 인해 미량의 유해물질이 방출될 수 있다. 

 

3. 낮은 재활용률

  • 폴리에틸렌은 다른 플라스틱 및 오염물질과 혼합된 상태로 수거되어 분리가 어려운 실상이며 신생 플라스틱 제조 비용이 재활용보다 저렴해서 경제성 부족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폴리에틸렌의 재활용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4. 비효율적 재활용 공정의 환경 비용

  • 폴리에틸렌을 재활용하기 위한 세척, 분쇄, 가공 등의 과정에서 상당한 에너지가 소모된다. 
  • 또한 탄소 배출이 발생한다. 
  • 재활용 과정 중 분쇄 및 가공 과정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생성되어 환경으로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 

 

5. 폐기 및 환경오염 

  • 위에 나열된 이유로 인해 재사용 또는 재활용이 더 이상 안되거나 아예 되지 않고 폐기될 경우 심각한 환경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폴리에틸렌은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아 생분해가 불가해, 매립 시 수백 년간 환경에 남아 있을 것이다. 또한 해양으로도 유출되어 해양 생태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소각을 할 시에는 유해 화학물질과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어 대기 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 

 

글을 마치며

 

샤넬의 아이스링크는 2019년도 코엑스 K-POP 광장에서 처음 시작해, 2021년도에는 처음으로 인공 아이스패널을 이용해 자칭 친환경 아이스링크장을 오픈했다. 아이스링크장을 운영할 때 얼음을 얼리기 위해 냉방시설을 계속 가동해야 하는 과정에서 전기 사용량이 많고 이산화탄소도 많이 발생하는데 이를 방지한다고 주장하는 인공 아이스패널은 사실 행사 기간 동안에만 아이스링크장을 일시적으로 다루는데만 용이한 방법으로 보인다. 하지만 멀리서 본다면 과연 친환경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재활용이 100% 가능한 소재라고 했지, 현실은 재활용이 되는 경우는 사실상 거의 없다고 하기 때문이다. 또한, 재활용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탄소 배출을 피할 수 없는데 고분자 합성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고 재활용, 폐기하는 과정에서 과연 어떻게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행사가 끝나고 나면 재활용, 재사용 혹은 폐기를 무조건 해야 할 것인데 이 방법들이나 그 외의 계획과 방법이라도 소비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확실한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21년도 샤넬의 아이스링크 관련된 기사를 찾아보면서 많은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부분 스케이트를 신고 아이스링크장에 첫 발을 내디뎠을 때 당황함과 다칠까 봐 하는 우려와 염려를 느꼈다고 한다. 단순히 브랜드의 이미지만을 위해 친환경을 앞세워서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솔직하게 '겨울에 어울리는 가장 화려한 포토존'이나 혹은 인공 아이스패널을 사용했지만 미리 주의사항을 고지하고 소비자들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건 어땠을까.

 

또한 샤넬은 생산 과정에서 상당한 자원을 소비하기 때문에 단순히 브랜드를 위해 가벼운 환경적 책임만 지면 안된다. 실제로 지속 가능한 환경에 힘써야 하며 구체적인 방법으로 소비자들을 설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역 사회나 비영리 단체와 협력하여 지역 커뮤니티를 위해 패널을 기부하거나 화학적으로 분해한 후 원료를 추출해 새로운 패널이나 다른 고분자 제품으로 재생산해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여 다른 기업이나 개인이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혹은 사탕수수 등 생물학적 원료로 제조된 바이오 기반의 폴리에틸렌을 사용하여 기존 화석 연료 기반의 폴리에틸렌보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물론 이것들은 예시로 든 방법이고 어디까지나 샤넬이 브랜드의 이미지와 재정 등 여러 면을 생각해서 가장 최선의 방법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친환경'이라는 말에 중대한 책임을 갖고 행사 종료 후 구체적인 사후 처리 계획과 재활용 및 재사용을 기반으로 한 폐기물 관리 방법을 발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완벽한 친환경'이라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한쪽이 얻으면 한쪽은 잃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하여 서로의 균형을 맞춰야 하며 소비자들을 기만하지 않기 위해서는 겉으로만 주장하는 '친환경'이라는 말을 함부로 쓰지 않아야 한다.

 

다가오는 연말 시즌과 ‘샤넬’의 대표 향수인 ‘넘버 5(N°5)’의 홀리데이 리미티드 에디션 출시를 기념하고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샤넬의 헤리티지와 미래지향적인 환경적 기여를 기대해 본다.